유학 결정
“서연아, 유학가는거 어떻게 생각해?”
“나야 가면 좋지...”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나온 서연이의 대답에 약간의 서운함이 들기는 했으나 고등학교 진학과 앞으로의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교육 현실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경쟁이 과열되어있고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소질을 고려한 학습이 아닌 오로지 대학 진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주입식 교육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저로서는 서연이의 삶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학원 등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혼자 노력하여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는 있었으나 희망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고 또한 학비와 기타 비용을 고려해 비교했을 때 유학비용이 꼭 많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아빠인 저로서는 딸을 아무런 연고도 없고 상시적으로 볼 수 없는 곳에 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떨칠 수 없었습니다.
출국 준비
2016년 여름, 유학을 결정하고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의 기준이 있겠지만 우선은 안전한 곳이어야 했고, 유학생에 대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과 지원 등을 고려하여 정보를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한 검색의 시간이 흘렀고 초가을에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마침 남호주 교육청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유학설명회가 교대에서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현지의 공무원들이 참석하는 설명회라니 충분히 믿음이 가는 부분이었습니다. 설명회를 통하여 애들레이드라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여유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고, 또한 이런 도시에서 서연이가 생활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대에 부풀기 충분하였습니다. 이것이 스터디SA와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설명회를 다녀온 바로 그날 오후 최원장님과 연락이 되었고 학교 선택과 앞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을 상의해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최원장님과 제프실장님의 도움으로 유학 준비는 큰 문제없이 진행되었고 마침내 2017년 7월 서연이는 애들레이드로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생활
서연이의 첫 홈스테이는 중국계 아주머니와 호주 아저씨의 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호그와트 같은 도서관, 버스, 트램, 낯선 사람들,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신기함과 즐거움이 느껴지는 통화가 몇 번인가 지나가고 점점 통화 횟수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서연이는 생각보다 바쁜 일상을 나름대로 해나가며 빠르게 그 곳 생활에 적응했습니다. 학교가 끝나고 나면 유학원을 사랑방처럼 들락거렸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유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였고 많은 수업들이 직접 체험하거나 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과제의 양은 생각했던 수준보다 많은 편이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활동 내용을 정리하는 방식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현재 서연이는 10학년 과정에 있고 학교의 학생 자치기구 같은 곳에서 활동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용했던 아이가 말도 많아지고 자신감도 커진 부분은 분명 호주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일 것입니다.

잠시 한국
2017년의 크리스마스와 2018년의 첫 날을 딸과 함께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약 반년동안의 호주에서의 생활은 이미 일상이 되었는지 이것저것 궁금해 하는 엄마 아빠의 질문에는 대답이 시큰둥하였습니다. 대신 한국의 치킨이 그리웠다는 둥 친구들과의 약속이 밀려있다는 둥 약 한 달간의 한국에서의 시간을 자유롭게 만끽하기 위하여 계획을 세웠습니다.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와서는 꽤 많은 것을 느낀 듯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에서 계속 학교를 다녔다면 다른 친구들처럼 본인도 여러 군데의 학원을 전전해야 했음을 안 것이겠지요. 그렇게 한 달 동안 잘 먹고 잘 쉬다가 서연이는 다시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에피소드
1. 서연이가 호주로 돌아간 다음 날 정 현 선수가 조코비치에게 이기고 있다고 다급하게 문자가 왔습니다. 다들 어서 TV보라고...
2. 베트남 친구들이 서연이에게 ‘박항서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했다는군요.
3. 작년 여름 최원장님이 허리가 좀 않좋으시다 하길래 서연이에게 ‘원장님 유도 하신 분인데 왜 허리가 아프시대냐’했더니 최원장님이 문자를 주셨습니다. “운동을 너무 많이 해서 골병이 들었습니다.”
4. 어느날 서연이가 투덜대더군요. 자기는 0개국어라고요. 한국어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고요.